이상한 서울나라의 이방인_오성부
이 책은 재작년 가치점프 대외활동을 마치고 수료 키트와 함께 받았던,
잠이 안 올 때 읽으려고 집어 들었다가 단숨에 읽어 내려간 얇은 에세이이다.
어디든 “사람”이 사는 곳이고, 무엇이든 “사람”이 하는 일이다.
“이상한 서울나라의 이방인”은 작가의 서울살이 생존 이야기를 담겨있는, 읽는 내내 치열하게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괜찮다는 위안과 함께 용기와 에너지를 주는 책으로,
글의 시작 첫 부분에 작가가 깨달은 바라며 언급한 이 구절이 가장 마음에 와닿았다.
“이 땅도 사람 사는 곳이고 사람들이 생활하는 터전이라는 것, 또 사람 냄새가 이따금씩 진하게 풍기기도 하는 그런 살만한 땅이라는 것”
첫 직장 생활을 하며 사람에 치여 몸도 마음도 한참 지쳐서 이직을 결심하고 두 번째 직장 면접을 보았을 때, 대표님이 해주신 이야기가 있다.
시간이 많이 흘러 어떤 이야기의 흐름이었는지는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확실히 내 머릿속에 또렷하게 기억이 나는 한마디는 “뭐든 사람이 하는 일이다..”라는 말이었다.
그 한마디가 꽤나 강렬하게 기억에 남아서 이후 직장 생활 내내 일보다 사람에 집중하려고 하였고 긍정적인 결과를 경험해 왔기에 ‘뭐든 혼자 너무 심각하지 말고 좋게좋게!’가 나의 한 가지 신조가 되었다.
나를 비롯한 우리 모두는 기계가 아니기에 함께 하는 서로의 에너지의 흐름에 따라 일의 방향과 진행률도 달라진다.
그간 일은 일이고 사람과의 관계나 사적인 감정은 별개라며 인간관계에 냉소적인 태도를 가져보려 노력해 왔는데 다시 돌이켜보면 둘의 관계는 내가 분리하고 싶다고 쉽사리 분리될 수가 없는 관계였던 것이다.
맞지! 어디든 사람 사는 곳이 아니겠는가! 다 잘 먹고 잘 살자고 살아가는 중에 만난 소중한 인연들이 아니겠는가!
제일 어렵고도 꼭 필요한 “사람” 속에서 “사람”으로 살아가기
작가는 서울 살이 16년 차라며 소개를 하고 있다. 나 역시 서울 살이 5년 차로, 작가의 햇수에는 한참 못 미치지만 공감되는 부분이 많아서 읽는 내내 고개를 끄덕이며 푹 빠져들었다.
작가는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는 말이 틀렸다며 친구 경수와의 우정을 이야기하였는데 나는 이 말에 동감한다. 내게도 당장 오늘 달려가서 봐도, 몇 년이 지나고 갑자기 만나도 항상 한결같이 편안하고 따뜻한 친구들이 곁에 있기 때문이다.
나 또한 사람을 좋아하고 주변에 관심이 많아서 호기심을 주체하지 못하고 다가가는 것을 좋아하는 성격인지라 새로운 사람을 마주하는데 어려움을 느끼지는 않아왔지만 항상 모든 순간이 좋고 행복할 수만은 없듯이 분노와 실망, 상처의 순간들로 만들어진 건강하지 못한 관계나 너무 깊어져 버린 관계를 정리하게 되는 순간들을 마주할 때 스스로 감정을 다스리는 법은 아직도 많이 어렵다.
그래도 이제는 끊임없이 만남과 이별을 반복하며 힘을 빼고 내려놓는 법, 남이 아닌 나의 감정도 보살피는 법을 배워가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이런 경험을 반복하며 습득한 한 가지는 세상에는 정말 다양한 사람이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런 매력을 찬찬히 찾아내어 알아가고 그 속에서 나도 무언가 배워가는 과정이 즐겁다.
그 과정에서 생긴 나의 또 하나의 신조는 ‘세상에 다양한 사람은 많지만 나쁜 사람은 없다!’다 그리고 좋은 사람 곁에는 좋은 사람이 늘 함께한다는 것을 알기에 나부터 좋은 사람이 될 수 있기를 다짐하며 살기로 했다.
“왜” 바쁘게 살고 싶어 하고, 돈은 “왜” 많이 벌고 싶어 할까?
지금의 나는 전보다 하고 싶은 것도, 되고 싶은 것도 많다.
작은 선택에도 각각의 책임이 존재하기 마련이고 빠르게 흘러가는 시간과 체감상 비례하지 않는 한정된 재화의 빠른 소진 속도 속에서 하고 싶은 일만 하는 것은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달으며 나이를 먹어가는 중이다.
주변 사람들의 걱정 어린 시선에 내 이야기를 마구 쏟아내기 움츠려지는 순간이 많아져서 선택을 하고서도 ‘이게 맞나? 이렇게 살아도 되나?’하고 스스로 자주 되묻고, ‘이렇게 아등바등 사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나’하늣 생각에 좌절도 하고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 무기력한 나날 속에 갇혀있던 적도 많지만 그 속에서도 ‘다른 게 다 무너져도 나 스스로만 무너지지 않으면 된다!’는 생각으로 내 균형을 잃지 않고 꿋꿋하게 나아가려고 한다.
책에서 작가는 사업을 하며 생긴 일화들을 들려주며 “돈의 인격”에 대해 이야기 하는데, 돈에 대한 작가의 강렬한 소신도 느껴짐과 동시에 ‘사업을 하며 영업은 이렇게 하는 거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뭐든 정성을 다해 쏟지 않으면 이루어지지 못하고, 그 정성이 언제나 빛을 발하지는 않겠지만 알아봐 주는 사람도 있구나.’ 하는 생각에
‘나는 그동안 쉽게 쉽게 효율을 높이는 법만 따지며 1차원적인 생각만 하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래서 직접 경험해 보지 않으면 모른다고들 하는 걸까..?
그럼 나는 왜 바쁘게 살고 싶어 할까 돈은 왜 많이 벌고 싶어 할까?
이 질문에 대한 나의 대답을 고민하며, 책의 마지막 장을 넘기고 나서 든 생각은, 그간 나름 나 스스로 열심히 살아왔다고 생각해왔는데 ‘나.. 더 열심히 살아도 될 것 같네..ㅎ’ 였다.
“무엇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책의 에필로그에 실린 “무엇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글처럼 회피하면 시작도 끝도 맺을 수가 없다.
힘든 일이 생겨서 위험 감지 센서가 발동하면 더 이상 에너지를 낭비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에 상황 자체를 회피해버리는 습관이 생겼었는데 순간의 감정 에너지를 절약할 순 있어도 결코 스스로에게도 도움이 되는 행동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아서 이제는 뭐가 됐든!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맞서보려고 한다.
실패가 반복되어서 좌절하는 날이 오더라도 남이 굳이 알아주지 않아도 내가 나의 노력을 알고 있으니 됐고, 잘 살고 있다고 스스로 격려하며,
주어진 시간과 체력이 무한하지 않으니 꾀를 부리고 싶어지는 날이 있더라도! 내가 아무리 티끌 같은 존재 같다고 느껴질지라도! 지금 내가 있는 곳에서 지금 이 순간 하는 일들을 다시 돌아봤을 때 부끄러운 내가 되지 말도록 살아가기로 오늘도 다짐한다.